물생활을 시작한 사람이라면 '무환수 어항' 에 대해 다들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무환수. 말그대로 환수하지 않고 수조를 운영하는 것이다. 듣기만해도 혹하지 않은가?
환수를 하지 않고, 물생활을 할 수 있다고?
귀차니즘에게는 정말 한줄기 빛과 같은 방법이다.
유튜브에 매우 유명한 무환수 관련 유튜버가 있다.
무환수에 관련된 기본적인 이론으로 주장하는 것이 아래 그림의 여과 사이클. 수초와 미생물이 잘 잡혀 있다면 질산염 농도가 높아지지 않으니 무환수 여과는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본인의 수조는 그렇게 운영하고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난 무환수 수조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무환수 수조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컨텐츠를 보면, 그들이 물 상태의 지표로 내세우는 건 질산염, pH 정도의 화학적 지표 외에는 없다.
그럼 미생물은? 질산염 사이클에서 중요하다는 니트로소모나스와 니트로박터의 상태는? 질산염을 없애 준다는 혐기성 미생물은?
무환수의 핵심이 이 미생물들이라고 그렇게 주장하면서, 실제 미생물의 상태는 화학적 지표로 간접적으로 확인할 뿐, 직접적으로 미생물의 양과 성장곡선을 보거나, 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컨텐츠는 난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결국 이야기 하는 건 질산염일뿐.
미생물 배양과 관련하여 잘 정리된 포스트 하나 링크 달아 놓는다.
[응용미생물학] 미생물 배양(Microbial culture)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응용미생물학] 미생물 배양(Microbial culture)
미생물을 배양하는 방법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회분배양(Batch culture)이고, 다른...
blog.naver.com
무환수 수조는 미생물 관점에서는 회분 배양(Batch Culture)이며, 우리가 일반적으로 수행하는 환수 수조는 연속 배양 (Continuous Culture)이다. 이 둘 중 지속 가능한 방식의 배양은 연속 배양이다. 연속 배양을 통해, 미생물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해 주면 장기적인 운용이 가능하다. 무환수 수조가 나쁘거나 불가능하다는 말이 아니다.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말이다.
무환수 수조를 원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어항 관리하기 귀찮으니 최소한의 인풋으로 최대의 결과물을 내고 싶어' 라는 본질적인 니즈가 숨어 있다. 나 역시 그랬고.
그런 마음 가짐이라면 물고기들에게 미안하니 수조는 접거나, 그냥 환수하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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